ㅇ 감상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책 초입을 항해하는 중에도 이 책은 별 다섯개라고 내 마음이 외쳤다. 그 마음은 책을 덮을 때까지 이어졌다.
이들의 가족 구성원은 W2C4(여자 둘 고양이 넷)이다. 새로운 가족이 형성되는데 꼭 결혼이란 제도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막연했다. 그런데 막상 이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결혼 제도 밖에서 형성된 가족도 고민의 실상은 비슷하단 것이었다. 결국 결혼도 동거도 그밖의 가족들도, 함께하기로 결정한다는 것은 서로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달린 문제였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 다 그렇듯이 말이다.
함께 하기에 중요한 건 무엇일까, 어디까지 양보하고 타협하며 이해할 수 있을까, 이 가족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함께 하기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하여 고민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ㅇ 발췌
- 결혼은 답이 아닌 것 같았다. 단지 혼자의 고단함을 피하자고 결혼 제도와 시월드와 가부장제 속으로 뛰어드는 건 고단함의 토네이도로 돌진하느 바보짓이었다. 나를 충분히 바보로 만들 만큼 매력적인 남자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것도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다른 삶의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 누군가와 함께 살면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나와 상대의 다른 점이 더 또렷하게, 자주 콘트라스트를 이루므로. 그 다른 점을 흥미롭게 여기고 나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지켜보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겠다. 나에 대해 깨닫고 나자 오히려 동거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더 넒어졌다. 우리가 세상을 똑같이 지각하는게 아님을, 애초에 당신과 나의 세상이 다름을 알게 되었으므로. 그러니 물때와 얼룩 지우기는 어쩔 수 없이 내 차지인 것이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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