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국내도서
저자 : 마테오 모텔리니(Matteo Motterlini) / 김정환역
출판 : 북스넛 201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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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생각인지 증명해주는 책이다. 사람은 상황이 어떻게 주는지에 따라 선택을 하며, 가장 합리적이라고 한 선택이 비합리적임을 인지하지조차 못함을 보여준다. 경제학을 논하면서 심리학을 논한다. 두 가지 분야를 적절하게 조합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뒤로 가면 뇌에 관해 설명하기도 해서 조금 어렵지 않나 싶지만, 도입부에서 흥미를 잡아끄는 부분이 예사롭지 않다.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제목 보고 흥미 한 스푼, 표지 보고 흥미 한 스푼, 목차보고 흥미 와장창? 뭐 이런 느낌? 





선택지에 이익을 보는 금액이 제시되면 확실한 쪽을 선택한다. 반대로 손해를 보는 금액이 제시되면 확실한 손해보다 손해는 더 크더라도 운만 좋으면 손해를 보지 않을 수도 있는 쪽에 도박을 건다.


결과는 같아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한 것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리처드 탈러의 실험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30만 원보다 20만 원을 받은 게리를 선택했다. 간발의 차이로 200만 원을 받지 못한 원통함을 맛보지 않을 수 있다면 10만 원은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결심을 뒤로 미루고, 자신감이 없어서 위축되며,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음에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임을 깨닫지 못한다.


경제학자인 로버트 프랭크는 자신의 저서인 "정당한 가격으로 물건을 산다"에서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절대적으로 좋은 처지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좋은 처지를 선택한다."라고 말했다. (=죄수의 딜레마)

1. A사는 당신에게 연봉 5,000만 원을 주겠다고 한다. 이 회사는 모든 신입 사원에게 5,000만 원의 연봉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B사는 당신에게 연봉 6,000만 원을 주겠다고 한다. 이 회사는 신입사원에서 6,500만 원의 연봉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문에 대해 학생 32명 중 22명이 A사를 선택했고, 10명만이 B사를 선택했다.



카너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계기가 된 전망 이론의 가치함수. 여기에서는 가로축이 손익 금액이다.

천만 원의 이익을 얻은 기쁨보다 천만 원의 손해를 본 충격이 훨씬 크다. 곡선은 좌우 대칭이 아니며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면 보여야 할 완벽한 직선이 아닌 것은 우리 인간이 '합리적 존재'가 아님을 잘 나타낸다.

- 기쁨이나 분함 같은 주관적인 효용은 손실이든 이익이든 가장자리로 갈수록 감소한다.

- 우리는 1만 원과 1만 50원의 차이보다 50원과 100원의 차이에 훨씬 민감하다.

- 이익을 볼 것 같을 때는 확실성을 선호하고 리스크를 꺼리지만(위험 회피), 손해를 볼 것 같은 때는 리스크를 감수하는(위험 추구)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 왼쪽 아래에서 커브가 급해진다는 것은 손해를 봤을 때의 불쾌함이 이익을 봤을 때의 기쁨보다 한층 강함(손실 회피)을 보여준다.


슬로빅은 법정 심리학자 그룹과 법정 정신과 의사 그룹을 대상으로 정신 이상을 일으킨 베르디라는 환자의 퇴원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이들 479명은 가공의 인물이 아니라 미국 법정 심리학 협회 등 미국의 권위 있는 단체의 멤버들로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정기적으로, 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법정에 출두해 전문적인 의견을 발언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A. 첫 번째 그룹에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전달했다. '베르디 씨와 같은 환자는 퇴원 후 반년 사이에 폭력 행위를 저지를 확률이 20퍼센트로 생각된다.'

B. 두 번째 그룹에도 같은 정보를 전달했는데, 정보의 지시 방식은 다음과 같았다. '베르디 씨와 같은 환자는 퇴원 후 반년 사이에 100명 중 20명이 폭력 행위를 저지르는 것으로 생각된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첫 번째 그룹(A)에서는 전문가의 21퍼센트가 퇴원에 반대한 데 비해 두 번째 그룹(B)에서는 퇴원에 반대한 전문가가 거의 두 배인 41퍼센트에 이르렀다. 감정은 상대가 전문가든 아니든 상관없이 장난을 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커다란 편향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확률이 퍼센티지로 표시되면 감정에 직접 닿지가 않아서 가령 베르디 씨의 경우 위험도가 약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리스크가 같아도 표현 방법이 다르면 끓어오르는 감정의 강도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선택도 달라진다. 표현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이것이 불러일으킬 현실과 자신을 강하게 연관 지을 때, 다시 말해 일체화의 정도가 강할 때다.


우리가 손익을 계산할 때의 출발점은 기준점이지 기존의 경제학에서 주장하듯이 재산의 절대값의 변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은 그때까지의 긍정적인 경험에서 나올 때가 많다.


또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돈 대신 캐러멜을 사용해 '최후통첩 게임'을 하면, 유아(약 6세 이하의 어린아이들)는 거절을 할 경우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설령 적은 양을 주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며, 7세 이상의 아이는 어른과 똑같은 행동을 한다. 한편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유아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아무리 불공평하더라도 제시받은 분량을 받아들인 것이다.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은 타인의 마음속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최후통첩 게임'에서 '보통 사람'보다 합리적으로 행동한다. 플레이어 A일 때는 상대에게 아주 조금만 주고, 플레이어 B일 때는 아무리 적은 양이어도 받아들인다. 요컨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완벽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타인의 신뢰에 부응한다는 말은 단순한 상투 어구가 아니다. 국가의 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국민 사이에 신뢰감과 협력 관계가 강화될수록 국가가 부유해짐은 연구 결과 밝혀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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