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그림자
국내도서
저자 : 황정은
출판 : 민음사 201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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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없는 연애소설, 조용히 폭력의 잔인함을 부르짖는 소설. 평가도 좋고, 의미도 깊다. 스스로 어떠한 주석을 다는 것도 좋겠지만, 책 끝에 덧붙여진 평론가의 해설을 보는 게 더 적절하지 싶다. 책 끝에 평론가의 해설을 덧붙여 출판했다는 것은, 작가와 평론가와 출판사의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일 테니 말이다. 170쪽 내외의 짧은 소설이고 약간은 판타지스러운 환상 같은 분위기를 띤다. 


도심 한복판에 사십 년 된 전자상가가 있다. 상가가 철거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곳을 터전 삼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내력이 하나씩 소개된다. 그 와중에 이 소설은 시스템의 비정함과 등장인물들의 선량함을 대조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과연 살 만한 곳인지를 묻는다. 이 소설을 두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 소설은 우선 은교와 무재의 사랑 이야기로 읽힌다. 그러나 이 사랑은 선량한 사람들의 그 선량함이 낳은 사랑이고 이제는 그 선량함을 지켜나갈 희망이 될 사랑이기 때문에 이 소설은 윤리적인 사랑의 서사가 되었다.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 소설은 사려 깊은 상징들과 잊을 수 없는 문장들이 만들어 낸, 일곱 개의 절로 된 장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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