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현대문학 | 2012-12-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히가시노 게이고의 차기 대표작으로 손꼽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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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등의 작품을 쓴 추리소설 작가로 아주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힐링 소설이다. 나미야 잡화점은 나미야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잡화점이자 상담소였던 곳이다. 30년이 흐른 뒤 이곳은 어떤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30년 전의 시간과 연결된다. 도둑 세사람이 잠시 이곳에 숨어들었다가, 우체통의 편지를 발견하고는 30년 전의 상담편지에 답장을 써주는 걸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전체적인 장르는 드라마인 소설이다. 조금 모자란 듯한 세사람이 적절한 답변을 해주기 위해서 고민하고, 이미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알려줄 수가 없어서 우회적으로 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주 재치있다. 추리소설 작가답게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 치밀함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또 문체가 간결하여 책장을 술술 넘길 수 있어 좋다. 꽤 두껍지만, 금방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남은 부분이 얇아질수록 책장을 넘기는 게 아깝다. 코끝이 찡해오는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읽는 시간은 언제라도 아쉽기 때문이다. 고민이 있을 때 정성을 다해 쓴 답장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Keigo Higash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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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 이게 뭔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도 다르다. 멤버들끼리 제대로 토론이 이루어 지는 일도 없고 대화는 번번이 어긋난다. 그들의 입에서는 불만과 미움, 그리고 차가운 미소가 흘러나올 뿐이다.

들려오는 말로는 이 영화를 보면 비틀스가 해체한 이유를 알게된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서도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스크린에 등장한 것은 실질적으로 이미 끝나버린 비틀스였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그러헥 되었는지, 고스케는 그걸 알고 싶었다.

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귾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은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


- 네 명의 멤버는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설령 해체를 앞두고 있더라도 넷이서 연주할 때만은 예전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일까.

영화관에서 봤을 때 지독한 연주라고 느꼈던 것은 고스케의 마음 상태가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마음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어떻게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소스케는 잔을 들어 위스키를 꿀꺽 마셨다. 조용히 눈을 감고 다시금 부모님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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